슬슬 올해 정리와 내년 예측을 할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트위터에 집중하다보니 블로그는 아무래도 소흘히 하게 됩니다. 워밍업 겸 해서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키워드가 될지, 단순한 buzz word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지만요.
중국 / 아이폰 / 소셜 / 블리자드 / IP (연예인) / 대작 / 웹게임 / 라이브(유지보수) / 심의 / 유료화
우선 한줄로 정리해볼까요. 중요도 순서는 아니고, 떠오른 순서 대로.
- 중국 – 한국에서 잘되야 해외에서도 잘된다는 퍼블리셔의 오만이 동접 100만 앞에 꺽이고 있다.
- 아이폰 – 간지나지만 일단은 모바일. 개발자는 맥을, 유저는 아이폰을 사야함. 쉽지 않음.
- 소셜 - 넘치는 비전. 그러나 잘 되는 게임이 소셜이 되는거지 소셜을 만든다고 잘 되진 않을걸.
- 블리자드 –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한 수 가르쳐주십시오. 베끼진 말고 참고만 하게.
- IP(연예인) – 창세 신화 세계관 PPT 100페이지보다 소시와 2PM이 더 매력적인 컨텐츠니까.
- 대작 – 아이온, 와우는 어쨌든 때려죽여도 계속 잘 나간다. 테라가 뒤를 이을 수 있을지?
- 웹게임 – 시장은 개화하고 있지만 틈새를 벗어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 플래시 만세.
- 라이브 – 던파와 마비노기의 업데이트 곡예를 보고 있으면 신작 개발 안해도 된다 싶다.
- 심의 - MMORPG는 일년에 심의비로만 10년차 기획자 연봉만큼 나갈 지경.
- 유료화 – 추후 게임의 알파요 오메가가 될 단어. 통계/CRM에 주목할 필요. 우리의 밥줄.
1.중국
국내 신규 게임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된다. 그 중에서도 중국은 최대의 격전지. 중국 대형 퍼블리셔의 횡포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 밖에. 게다가 이쪽 게임을 내다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 중국 게임을 수입하라는 압박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대부분의 게임은 한국 정서에 안 맞아서 실패할 수 밖에 없겠지만 – 소극적인 로컬라이징까지 더해서 - 명장삼국처럼 노골적으로 카피하고 컨텐츠의 방향을 틀어버린 타이틀은 국내 히트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표절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플러스 알파 게임은 나쁘게 보지 않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런 게임이 출시되지 못한 것이 한국 게임 업계의 허들이라던가 프로세스의 보틀 넥일 수도 있다. 결국 적절한 시간 안에 적절한 상품을 만들지 못한거다. )
국내의 중견 개발사 중에서는 미묘했던 게임이 해외에서 중대박이 나서 회사가 잘 나가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좋은 일이다. 라테일, 크로스파이어, 메틴2, 알투비트, 루나 온라인. 이 밖에도 꽤 있을 듯. 세계 어디에서나 한번 뜬 게임은 쉽게 망하지 않고, 개발사의 이미지 역시 유지된다.
며칠 전에 상장한 위메이드가 좀 크긴 하지만 좋은 예다. 중국과 미르가 없이는 성립될 수 없는 회사니까. 미르의 3D 완전 신작 정도를 기다려볼까.
중국의 개발력이 급상승!
IT +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기술력, 기획력, 서비스의 경험, 규모(조직/자본) 가 경쟁력일텐데, 과연 한국 게임 회사들이 중국 개발사보다 이러한 점에서 월등히 앞서있는 부분이 있을까. 엔씨나 넥슨같은 선두 기업들 말고 20~60명 규모의 평균적인 회사들을 놓고 생각해보자.
우선 서버/네트워크. 대규모 온라인 게임 서비스 경험은 블리자드 정도를 빼면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앞설 수 밖에 없다. 중국 대형 퍼블리셔에 한국 회사가 끌려다니는 모양새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 다음은 클라이언트. 최신 크라이 엔진이나 언리얼 엔진, 아니 게임 브리오의 최신판을 봐도 앞으로의 게임 개발이 상용 엔진과 툴에 의존하는 바가 커질 것임은 명확하다. 그런데 그 엔진들 쓰려면 대충 2억에서 10억은 있어야 한다. 해당 기술에 익숙한 사람들도 많아야 한다. 자체 R&D를 하려면 돈과 조직이 필요하다. 창업해서 엔진에만 수억 쓰는게 얼마나 부담스러운지는 생각만 해도.
기획력은 넘어가자…. 결국 한국의 상황이 지금 그렇듯이 선점(속도)와 규모(돈과 사람) 가 관건이 될텐데, 쉽지 않은 싸움이 된다는 이야기.
게다가 외주나 하청 역시 중국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질 듯. 지금도 이미 다수의 국내 대작 게임들이 그래픽 관련해서는 중국 아웃소싱을 많이 하고 있고, 애초에 국내에 하청 맡을 회사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일본의 경우는 하청 전문 개발사로 이름을 날리는 곳이 적지 않지만..)
이는 결국 초급 실무자의 경험까지 빼앗기기 시작한다는 점을 보고 싶다. 세계는 평평해지고 있다능...
물론 베테랑들에게는 중국계 회사에서 좋은 대우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산다 계열인 거야 유명하지만, 업계의 유명 개발자가 차린 스튜디오 중에는 중국계 회사가 투자하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영어가 최우선이지만, 제 2 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워서 손해볼 일은 없을 듯. 하지만 취업은 조심스럽게. 국제 미아 되서 돌아온 사례도 있다. –_-)
아. 그래서 소개하고 싶은 회사와 게임이 있다! 에덴 엔터테인먼트 의 라스트 온라인 .
한국의 중소 회사지만 한국과 중국 양쪽에 스튜디오가 있다. 프로그래머와 기획 등은 한국 분이 많지만, 디자이너들은 대다수가 중국 분들이다. 그렇다고 노가다만 하는게 아니다. EA 같은 글로벌 회사의 중국/아시아 스튜디오에서 적잖은 경험을 쌓은 분들도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일은 국내에 서비스조차 하지 않고 동남아 수개국의 퍼블리싱 계약에 성공했다는 부분이다.
프로그래머 출신인 사장님이 경영과 영업에서 이 정도의 통찰력과 수완을 발휘한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라스트 온라인이 성공한다면 많은 중소 개발사에게 의미있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한국에서 망한 게임도 (또는 서비스조차 못한 게임도) 중국과 동남아에서 합계 동접 50만이 가능한 시대. 던파가 중국에서만 동접 210만을 찍는 시대. 이제 국내에서 뜨는게 먼저라는 주장은 시대착오일지도 모른다. 아니, 애초에 대형 퍼블리셔의 오만일지도. 게임 포털로 다섯 손가락에도 못 들면서 님들의 게임을 훌륭하신 우리가 평가해주겠음 훗훗훗하는 꼬라지로 뭘 하겠음? (어머 실례.)
거기에 더해서, 중국이 게임 내기만 하면 동접 10만은 보장되는 꿈같은 세계라는 착각도 버릴 필요가 있다. 이미 중국의 베스트 TOP 20 게임에서 중국 자체 타이틀이 적지 않다. 가혹한 경쟁이 필요하고, 중국 유저 취향에 맞게 가열차게 로컬라이징해야 하는 점은 마찬가지다. 그리고 중국 유저보다 더 무서운 것이 중국 정부와 지방 공무원, 그리고 동업자다. –_- 전세계적으로도 중국에서 피를 본 회사와 경영자가 한둘이 아니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 추가 문단
개인적으로는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할 때 해외 판권을 원터치로 넘기는것은 피하는게 좋지 않나 싶다. 이해 관계자가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진행이 말도 안되게 늦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해외에서 좀 더 잘 나갈 수 있는 게임이 결국 카피 게임 나올 때까지 못 나가는 경우도 생기더라. 중소 개발사라도 해외 마케팅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적극적으로 PR하면 해외에서 알아서 연락이 온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지만, 개발과는 달리 열정이 도움이 되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디스이즈게임의 사장님 시몬님이 쓰신 표현이 딱 적절하다. 이제 곧 중국 게임과 자본의 침략이 시작된다.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개발자든 개발사든 정신을 바짝 차릴 필요가 있다. 어디에 기회가 둥둥 떠다닐지 모르니까.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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