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을 겨를이 없어서 이미지는 없습니다. 다음부터는 옴니아로나마 찍어올려고 합니다. 양념이 조금 세면서도 그리 자극적이진 않고, 바다에서 나는 재료들이 제 역할을 하는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어딜 가나 미역국을 참 잘합니다. 한림읍은 제주도에서도 시골이긴 한데, 한림항이 있고 근처에 한림공원과 협재 해수욕장도 있어서 먹을만한 곳이 꽤 있네요.
보영반점(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리 2405, 064-796-2042)
80년 역사의 화교 중국집이래서 큰 기대를 안고 갔다. 그런데 80년이면 1929년인데-_-
메뉴가 개성적인 편. 만원짜리 난자완스밥 등이 끌렸지만. 소문대로 매우 불친절한데, 집안 일 돕는 학생이라서 그럴지도. 시간도 4시 30분이었으니 어중간했고. 워낙 서비스가 서울 사람 기준으론 까칠해서 블로그에선 욕도 많이 먹는 눈치다. 이 집도 부산의 일품향처럼 깐풍 게살이 백미인 모양. 하지만 제주도에서 깐풍영덕게라니.. 그러고 보니 낙지도 제주도에선 거의 나지 않아서 전라도에서 수입해온다고.
선택한 메뉴는 탕수육, 삼선 볶음밥. 배고픈 탓도 있었지만, 탕수육은 튀김 상태나 소스 상태나 평범한 동네 중국집과 비교는 불가능한 레벨. 어지간한 고급 중식당보다 나았다. 입맛이 까다롭진 않지만 맛있다는 말 잘 안 하시는 아버지가 마음에 들어하셨을 정도니.. 꿔바로우처럼 튀김옷에 찹쌀이 들어갔던 듯. 튀김 공력 강렬.
삼선볶음밥은 해삼은 작게 썰어져 얼마 안 되고, 새우는 나쁘지 않았다. 고슬고슬한 것이 흔한 말로 불맛이 느껴지는게, 매우 훌륭했다. 전에도 적었지만 배달 하는 중국집 중에서는 전국 최고 레벨일 거다. 제주도까지 와서 중국집 와야겠냐는 사람도 있지만, 여행와서 동네마다 뻔한 메뉴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해녀 할머니의 좌판
중문 관광 단지에 갔다가 근처 해변 해녀의집 앞 좌판에서. 성게 한 사발 (5000원). 양은 많지 않고... 부산 마라도에서 퍼주는 성게가 얼마나 무모하게 많은질 알 수 있었다. -_-;;;; 일식집에서 잘 다듬어진 성게와는 전혀 다른 야성적인 맛. 양념은 바닷물. 우우.. 작살에 잡혀와서 기절한 쥐치들이 안스러웠다. 다른 손님들이 주문한 회 치는 광경을 보자니 꽤나 피가 튄다.
1-2만원에 모듬 회 비슷하게 먹을 수 있으니 재미있긴 한데 가격 대 성능비는 식당에서 먹는게 아무래도 좋겠다. 로맨싱사가2에 해녀 클래스가 있던가.(.) 할머니들, 아주머니들 고생하신다 싶더라.
유리네 식당 (신제주 케이블방송국 옆 언북로, 064-748-0890)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 직후 왔다고 해서 유명한 모양인데, 명물허전. 제주에서 관광객 대상 향토 요리 식당으로는 가장 유명한 편이라고 한다. 건물도 꽤 커서 단체손님 지향인 듯. 블루리본 서베이에서도 리본 2개. 가격이 워낙 올랐다가 요즘은 오히려 조금 내린 편이라고. 어중간한데 가느니 가족 단위 여행객은 여기 오는게 실패할 확률이 낮겠다. 서비스도 좋은 편. 잘 먹고 있으니 밥도 한 그릇 그냥 내주시고, 반찬 리필도 적절히 해준다. 양념 게장과 이런저런 젓갈류가 메인인 반찬들도 수준이 높다.
모듬 회가 구성이 좋아보였는데(고등어, 갈치, 전복, 소라...)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아쉬웠다. 갈치는 너무 비싼 느낌이라 고등어 구이와 해물 뚝배기를 선택.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거대한 고등어 한마리가 매우 매우 훌륭하게 그 자태를 드러냈다. 크고, 아름다웠고, 쥬이시했다.. 비쌀만 하다. 밥 반찬으로는 두 사람이 이거 하나로도 충분할 정도.
해물 뚝배기는 서울에서 인상이 굉장히 안 좋은 - 그래서 해물 된장찌게랑 다른게 뭐냐 - 메뉴였는데, 나쁘진 않았다. 한 숫갈 뜨자마자 바다 내음이 팍 오는데, 과연 재료를 아끼지 않은 맛이다. 절대 싼 건 아니지만. 전복이 5~6개는 들어있고, 남자 주먹 반만한 고둥(소라?)이 하나, 가재 비슷하게 생긴 딱새우가 둘. 국물 내기용 바지락이 바닥에 수북히 깔려있고. 깨진 조개 껍질들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자리물회(7천원), 옥돔미역국(7천원), 갈치국(7천원), 고등어구이(1만원), 갈치구이(2만2천원), 성게미역국(7천5백원), 갈치조림(소 1만5천원, 대 3만원). 제주도 스타일의 국을 한 두명이 시키고, 생선 구이 하나면 딱이겠다. 여름이면 물회도 좋겠고. 회는 사실 여기보다 잘하고 저렴한 곳이 많을 듯.
한림공원 내 백년초 쥬스
한림 공원은 제주도 최대 규모의 식물원. 꽃이나 나무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즐거운 곳일 듯... 백년초는 선인장 열매 같은 건가본데 보라색 풀맛이 난다. 건강에는 좋다고. 슬러시로 만드는 쪽이 대중적이지 않을까 싶었다.
한림 시장 안 쪽의 간판 없는 자연산 횟집
부시리 맛은 방어 비슷했다. 으으... 작은 시장 안쪽의 구멍가게 같은 식당 수조의 고기들이 아쿠아리움처럼 움직여서 그만. 최대한 저렴한 잡어회를 먹으려고 했으나 아저씨의 제철이고 양도 많다는 소리에 말리다. 생선 물은 분명 좋았지만, 이래저래 돈이 아까웠음. 내가 낚인게 아닐까.. 참치처럼 김에 싸먹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흰살 생선을 김에 싸먹는 건 생소했음.
제주도 출신의 e모씨에 따르면, 제주도 사람들은 회는 직접 낚시한 거 아니면 안 먹는다고 한다. - - 아파서 내려간 놈이 소주 먹었다고 욕 먹었다. 부시리가 덩치가 큰 고기라서 많이 남았고, 그건 숙소에 가져와서 다음날 신라면에 샤브샤브해먹었다.
씨름왕횟국 (한림읍 한림마트에서 옹포 방향 200m에서 우회전)
한치 물회 (6000원). 혼자 가서 그냥 식사 하나 시킨건데 밑반찬들 잘 나온다. 밖에서 보면 허름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깔끔하고, 동네에서도 꽤 알려진 곳인 듯. 저녁 시간에는 길가에 차들이 늘어서기도 하고. 국물 시원~하다. 그렇다고 막 맵지도 않고. 어선에 물고기들 바로 공급 받는다고. 수조에 있는 고기들이 펄떡 펄떡 펄떡 펄떡.. 물회, 매운탕 종류가 꽤 되고, 밖에는 복어김치찌게라는 식사 메뉴도 보인다. 그러고보니 제주도 와서 처음 본 메뉴 중에는 메로 지리란 것도 있다. 지리로는 안 어울릴 듯 한데..
흑돼지촌 (씨름왕횟국 건너편)
투박하지만 서비스 좋고, 고기질 좋고. 식사 시키면 나오는 성게 미역국 맛이 괜찮다. 주인 아주머니가 미인이고, 주인 아저씨가 밖에서 연탄과 숯불로 초벌구이를 해서 가져오면 가스불로 재벌해서 먹는 시스템. 제주도 느낌이 강하지 않은 반찬들이 흠이랄까. 흑돼지 오겹살 1인분 12000원, 양념 연탄 불고기 1인분 10000원.
중문 덕성원 (중문 초등학교 옆, 중문 분점)
이쪽도 서귀포에서 문 연지 100년! 된 중국집의 아드님이 차린 분점. 본점은 원래 동네 중국집스러웠다는데, 이쪽은 젊은 분이 해서 그런지 깔끔한 레스토랑 느낌. 젊은 사장으로 짐작되는 분이 서빙하는데, 수염을 스타일리시하게 기른 것이 청담동 오너쉐프스럽다.
꿩 깐풍기가 유명 메뉴라는데 비싸서(4만원) 그냥 탕수육으로. 반만 시킬 순 없다고. 보영 반점과는 조금 다르면서도 퀄리티는 훌륭하다. 제주도까지 와서 탕수육을 먹고 두번이나 감탄하게 될 줄이야... 심지어 식어도 적절하게 맛있다. 게짬뽕, 굴짬뽕도 유명하다고 한다. 짬뽕 스페셜(7000원)을 시켰는데, 굴짬뽕 베이스로 게 한마리가 들어있다. 면은 유별나게 가늘고 - 빨리 부는 것은 약점일 듯 - 나가사키 짬뽕을 연상케하는 담백하면서도 스트레이트한 스타일이 매우 훌륭했다. 아버지가 하는 본점에서는 이 짬뽕은 안한다고.
메뉴에 차가 따로 있는게 특이.



덧글
지나가는행인 2009/04/09 05:42 # 답글
신제주에 있는 우리집 이라는 음식점도 기가 막히더군요. 1인당 2만원에 자연산 회, 우럭, 장어구이까지 먹을 수 있다는!!
김윤정 2009/04/09 09:16 # 답글
부, 부럽습니다. ;ㅅ; 저도 제주도 가보고 싶다능
아퀴냥 2009/04/10 17:57 # 답글
제주올레 보고 반해서,올핸 제주도에 갈까 하는데, LOVE님의 입맛을 믿고^ 목록적어 갈게요.
걷기 여행갔다가 포동포동해져서 오겠는걸요;;;;;
아퀴냥 2009/04/10 17:58 # 답글
백년초는 사람들 먹기 쉽게 사이다에 우려놨다가 같이 마시더라구요,전 그대로가 좋던데;
백년초는 정말 좋은 우리네.에요.^^
2009/06/15 18:2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shadow-dancer 2009/06/23 02:26 # 답글
경고. 보영반점 삼선볶음밥은 편차가 매우 큽니다. 너무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