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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네오플 창업자 허민 대표. [2] 게임사업.

내가 만난 네오플 창업자 허민 대표. [1] [1]

두번째 미팅

이 날은 재무실장(CFO)님과 함께 한 자리였습니다.  역시 민감한 이야긴 좀 빼고, 당시에 메모를 한 게 아니라서 내용에 약간 윤색은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 초반에 사람들 월급 준다고 뛰어다니고 고생 많이들 했다고. 초기에는 학생 벤처스러웠다. 축구하고 스타크하고 밤새고 자고 놀고... 월급 5만원 30만원 밥값만 주고.  사장님이 10분 정도 늦게 도착하셨는데 늦게 오셨다고 여러번 사과.

프로필

사장님은 서울대 학생 회장, 실장님은 학생회 회계(총무?). 최연소 공인 회계사. 창업 멤버지만 잠깐 나가서 회계 연수하고 왔다고.  사장님 왈, "재무실장이 회사의 브레인이다. 대부분의 결정은 이 사람이 중심이 되서 한다." 라고 지속적으로 강조. 실장님은 게임 전혀 모르고, 투자되는 자본, 그리고 뽑아낼 수 있는 돈 중심으로 조언한다고.

얼음깨기, 농담 따먹기

청국장 먹자길래 윽-_- 생각했는데 근처의 한정식집으로 갔음. 추정 가격 1인당 6만원. 이야기가 너무 재밌고 깊어져서 제대로 못 먹은게 아쉬움. 초반은 자연스럽게 아이스 브레이킹.

  • 넥슨과 NC의 사풍 차이.
  • 각 게임 개발사의 이름 유래.
  • 네오플은 외국인 발음하기 참 어렵다고 한다. NC는 원래 NEW COMPANY였다.
  • NEXON은 그런 의미에서 참 잘 지은 이름이다.

허민 사장의 재수, 학생 시절

허민 대표는 원래 오디오매니아라서 마크레빈슨 같은거에 관심이 많았다고. 장인 정신으로 하나 만들어서 수억원씩 받고 그러는게 너무 인상깊어서 오디오 회사를 만들려고 했다. 음향 공학 찾다가 그 강좌가 서울대 공대 4년 과정하고 대학원 정도 밖에 없었다고. 유학갈 돈은 없고.

그래서 재수해서 전자공학과 냈는데 떨어질 것 같아서 어머니가 눈치 지원한게 화학 공학과.. 그래서 공부 안하고 죽어라고 놀았다. 놀기만 했는데 그래도 학점은 3점대.. 실장님은 4점대. 나름 자랑스럽기도 하다.ㅋ ..라고 한다.

네오플은 서울대생만 있는 회사인가요?

잠깐 학벌 이야기가 나왔는데, 회사 안에서 괜히 사원들이 학력 컴플렉스 가지는거 원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도 없고. 소문처럼 그렇진 않다. 합리적 인재 배치 추구의 선상.  이야기 흐름 중에 사람을 교체 가능한 리소스로 보시는건 아니겠죠, 라고 질문 했는데, 그런 건 아니다라고 답변. 게임은 사람이 만드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돈 벌면 뭐하고 싶은가.

야구 구단 만들고 싶다. 근데 그게 돈이 넘 많이 들어서. 그렇지 않다면 xxx 재단을 만들고 싶다. (잘 기억이 안 남) 실장님은 세계적인 노벨 재단 같은 걸 만들고 싶다. 학술인지 자선인지는 역시 잘. 저는 똑똑하고 가난한 애들 공부시킬 수 있는 학교 재단 만들고 싶다... 라고 이야기. 이 다음은 저희 팀 관련 이야기라 생략.

팀 인수의 리스크에 대해

10여명이라고? 그럼 100+15가 되는게 아니라 115가 되야 할텐데.그럴 수 있나. 우리는 여러분의 팀이 네오플 안의 섬이 되는 건 원치 않는다.프로젝트 하려는데 초기에 여러명 뽑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 
우선 여러분들의 역량이 어떤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남녀가 사귀는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스타일의 비유.

지브리같은 회사, A급팀이 있는 회사.

지브리같은 회사를 만들려고 한다.
굳이 게임 회사가 천명 이천명 될 이유가 있나?
물론 와우같은거는 그렇게 만들 수도 있겠지.
네오플은 A급 디렉터 둘에서 셋이면 됨. 네임밸류.
뭐 장인 정신은 옵션이고. 그게 최적이다.
전략적으로 봐서도 그 이상 규모를 늘리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A급팀 여러개 갖고 있는 회사 없음.
NC도 겨우 리니지 1/2 정도. 넥슨도 A게임 B게임 라인 정도. (주: 당시엔 2006년입니다.)  
던전앤파이터는 이제 A급 팀이 되었다. A급팀을 하나,둘 더 갖고 싶다.

A급 게임 프로젝트를 사는 개념보다는 A급 팀, 또는 A급 팀이 되어줄 사람을 원한다.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네오플에서 오래 남아있을.
만약 여러분의 게임을 사오게 된다면 그 게임이 망하면 과연 남아있겠느냐.

어차피 네오플은 수백명 천명 짜리 회사로 키울 생각도 없고.
사장님/실장님들이 자신들이 그런 대형 회사 통솔할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 또 다시, 여러명의 리스크

프로젝트 하려는데 초기에 여러명 뽑기는 리스크가 있다.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또 들어와서 게임 컨셉 잡는데 여러명 굳이 한꺼번에 뽑을 이유가 있을까?  서너명만 먼저 뽑는건 어떨까? by 실장님

re: 일단 커플도 기정 사실로 만들어야 헤어지기 어렵다.  애를 만들어야 커플이 오래가지 않겠는가.우리 팀이 네오플과 진정 오래 가기 위해서는 전원이 한번에 들어가서 상징적인 의미에서의 결혼을 해야할 것이다. (으아 이 비유 10초만에 말한다고 머리 뽀개졌습니다)

근데 참 신선했던게, 이야기가 오래 길어지면 상호간에 했던 이야기 또 하기 마련인데. 정말 드물게도 이 분들하고 이야기하면 그런 비효율적인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더군요. 매우 신기했습니다.

바둑, 장기 좋아해요?

바둑 장기 포커 같은 거 무지 좋아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경쟁심이 좀 강해서 회사 사람, 친구하고는 대전 잘 안하고, 와우나 스타크는 보다가 너무 잘 만들어서 짜증나서 덜 한다 그러니까 ㅋㅋㅋ 그러시더군요. 사장님 승부욕도 강한 듯.

던전앤파이터

사장님이 던파 실장님 (아마 지금 김윤종 이사님을 말하는 것일 듯.)을 강력 칭찬. 서버 프로그래머 출신, 알바로 시작했는데 디렉터는 이번이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결국 게임을 성공시켰다. 그는 믿을 수 있다. 4년 동안 실적을 보여줬으므로.

물론 네오플의 크고 작은 20개 가량의 타이틀을 만든 다른 실장들도 마무리 단계에서 전력으로 서포트했다. 그 동안의 노하우가 담긴 것이다. 당신들도 그럴 수 있는가? 실적 안 보여준 팀은 상대적으로 분명 권한이 적은 문화다.

PM/디렉터의 프로모션/마케팅 관여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은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퍼블리셔가 알아서 하고. 우리쪽 개발자들은 오히려 그런거 미팅 나가는거 안 좋아한다. 신야구 콘돔 마케팅 등도 한빛이 알아서 한 것이다.

창업 멤버, 공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 회의에서 NHN에 인수된 걸 기점으로 창업멤버, 초기 공신들 다 포맷한다고. 특별 대우 없음을 선언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귀혼, 메이플, 던전앤파이터

귀혼도 대단한 게임이지만 하지만 역시 메이플같은걸 만들고 싶다.  최초, 원더, 리마커블.이 중요하다. 라그나로크는 해외 진출시 속도를 중시했고, 메이플은 로컬라이징을 중시했다. 던파는 로컬라이징의 퀄리티를 중시해서 메이플 스토리를 사업적으로 벤치마크 많이 한다.

A급 게임

동접 3~5만으로 3개월 유지 되면 A급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거 만들 수 있는 팀이 A급 팀 아닐까?
그런 팀이 있어야 한다.

인재론

  • 인재는 들어와서 당장 할 일 없더라도 가급적 뽑고 싶다.
  • 실제로 그렇게 해서 뽑았는데, 6개월쯤 지나서 자기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 찾아서 기여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 인재가 다른 인재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고.
  • 인재를 원한다. 만약 김학규 사장이나 김택진 CEO가 온다고 하면,  내 자리를 내주고라도 바로 받고 싶을 정도다.
  • 결국 인재는 하고 싶은거 하게 해줄 때 제일 힘을 발휘하더라,

기억에 남는 한마디

나이 감안하면 참 대단한데, 20대엔 그릇을 키우는걸 권하고 싶다. 제가(=허민 사장님이) 그릇을 못 키워서 고전합니다. 란 이야길 들었음. 결국 저도 전혀 못 키우고 딱 서른이 되었습니다.

다음 포스팅 하게 되면 제가 추천 받은 책이나 다른 에피소드를 써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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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ana Lane 2009/03/08 19:02 # 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던파가 그냥 나오는 게임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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