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로 개종하려 합니다. + 단호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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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 전국 사제단의 행동하는 양심에 감동했습니다. 저는 장로회 개신교 모태 신자였으나, 사춘기 이후 교회에 발을 끊었습니다. 믿으면서도 삶의 모범이 되지 못하는 어른들,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마귀 들렸다고 표현하는 불관용, 굴종과 복종을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는 (신의 이름을 빌린 인간의) 불편한 권위.  어떤 것 하나도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나이를 먹은 후에는 종교를 마음 수양의 방법 내지는 지역 커뮤니티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떤 종교든 나름의 유용함이 있는 법이고, 자신의 삶에 그 자세나 교훈을 반영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본거지요. 굳이 어렵게 이야길 하자면, 종교가 제 이성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도그마로 작용하는 것을 경계하고자 했습니다.

그런 저가, 다다음 주에는 성당에 나가보려고 합니다. 그게 오래 못 간다고 하더라도, 정의구현 사제단이 소속된 교단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도 가볼 생각입니다. (물론, 많은 성직자들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보수적이며 천주교 역시 예외가 아닌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진보라고 자칭하기에는 행동하지 않는 비겁하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패션으로 사상을 걸칠만큼 나락으로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상 느낀 것이지만, 한국에서는 진보와 보수-좌익과 우익의 대립이 건전한 두 사상간의 경쟁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오히려 모든 인간-생명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가 있느냐, 존중할 의사가 있느냐의 영역 같다는 거죠. 이럴 경우 자기가 힘을 보태야 할 진영이 어디인지는 너무나도 명확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만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요?

반대편을 절대악으로 보는 단순한 시각 역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만, 이러한 관용의 정신이 이른바 지금의 한국 보수 – 랄까 극우-에 있는지 의문입니다.

예컨데, 자칭 극좌라고 해도 88만원 세대의 우석훈 박사 같은 분은 제 상식으로 이해가 되는데요. 지금 이글루에서 자칭 보수니 우익이니 하는 몇몇 극단적인 분들은 제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요. 이런게 프레임이나 패러다임의 문제 같습니다. 적어도 진보나 좌익을 자임하는 사람들은 반대편을 패죽여야 한다, 삼족을 멸해야 한다 같은 무모하고 무식한 소린 입 밖에 안 (덜?) 꺼내잖아요. 그런게 똘레랑스 아닙니까.

전 경찰이라는 공권력이 시민을 존중하지 않고, 법에 구애 받지 않고 그 힘을 휘두르는게 상식적이지 않은 무시무시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은 어떻게든 개선해야 하며,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분명 시위에 편승한 범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잡아서 법에 의거해 응징하면 됩니다. 그러나 경찰의 폭주는 그보다 더 나쁜 죄라고 봅니다. 또 자칭 보수 내지 극우 세력의 집회에는 호의적인 것 역시 불공정한 사례로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간을 존중하고, 복되고 이롭게 해야죠. 이 나라의 근간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입니다. 광우병 소고기 “따위”보다 6천만배 정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수백년 후에도 이 나라가 진정 소중히 여긴 “가치”를 우리의 후손들이 기억하고 계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좋은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게다가 나는 나와 다른 남의 생각을 다른 그대로 용인하라는 똘레랑스를 무척이나 강조해 왔다. 그러나 똘레랑스가 앵똘레랑스까지 용인해 버리면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즉 똘레랑스의 부드러움은 앵똘레랑스에 대한 단호한 반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근대사상사에서 보더라도 로크나 볼테르, 루소 등 똘레랑스를 강조했던 사람들일수록 앵똘레랑스와 과감하게 싸웠다.
- 홍세화 지음,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저는 촛불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앵똘레랑스에 대해 단호한 반대를 표합니다. 세상에는 존중 받을 가치가 없는 사상이 단 하나 존재하며, 그 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 자신과 다르다고 하여 저주와 폭력으로 일관하는 사상입니다.

by shadow-dancer | 2008/06/30 22:52 | 살아가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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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ienEst at 2008/06/30 23:20
추구해서 손에 넣은게 아닌 쥐어준 패러다임이라서 그럴수 밖에 ~_~
Commented by 훠젤오 at 2008/07/01 07:31
예비자 교리 정도는 들어보는 것도 괜찮음.
Commented by 解明 at 2008/07/03 00:12
함께 똘레랑스를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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