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31일
창의성에 대한 소고
* 잠결 시리즈 2부.
* 참신하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거 압니다만.
남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장르와 시스템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훌륭한 기획자(또는 개발자)가 되고 싶으면 배워야 한다는
프로젝트매니징
시나리오라이팅
PT 능력
마케팅 시각
소프트웨어 공학
프로그램 기본기 (또는 경험)
UML
손그림
비지오 등 툴 사용 능력
수학 능력
국영수
학교빨
인간성
말빨
외국어
정치
인맥
신화와 환타지,서브컬쳐 전반의 스키마
이딴거 다 정말,진짜,매우 중요하긴 한데
정말 새로운(그러면서도 재미있고 팔리고, 우리가 일정 안에 만들 수 있는) 게임 시스템 구상하려고 할 때 딱 펼쳐보면 되는 책은 없더라. 남의 기획서 들여다본다고 인사이트까지 베낄 수 있을리가 있나.
팀매니징이 고민스러울 때 볼 수 있는 책 널렸고
기획서를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한 책도 널렸고
PT를 잘할 수 있는 법에 대한 책도 널렸다.
두툼한 프로그래밍 관련 책은 너무 많아서 못 읽을 지경이다.
근데 남이 안 만든 게임 만들 수 있는 법이 문제지...
창의력도 어느 정도까진 공부하면 된다.
아니, 공부 안한 놈 창의력은 애초에 어디 쓸데가 없다.
근데 그 이상의 정말 깨는 창의력은 재능의 (천운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블루오션, 리마커블을 이야기한 김학규 PD의 신작은 사람 3명 나오는 MMORPG였다.
창조적 습관같은 책은 결국 평소에 항상 생각해라,아이디어 내는걸 괴롭게 느끼면 안된다. 정도. 맞는 말이긴 한데 그거대로 한다고 과연 "누구나" 정말 참신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절대 아니지. 택도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가 꿈꾸는 신선한 게임을 생각해낼 (만들 수 있는이 아님) 수 있을까. 미투 게임 기획은 당연히 숙련된 프로그래머가 어중간한 기획자보다 훨씬 나을 수도 있지. 미투가 아닌 게임을 제안하고 설득하고 설계해보란 말이다. 기획 어쩌고 하는 사람들.
회사 입장에서나 개인 입장에서나 몇가지 접근 방식이 있겠는데,
0. 재능이 없다고 좌절하고 미투를 만든다.
1. 남들 만드는 게임에서 그냥 조금 다르게 해서 쿨하게 만든다. 운 좋으면 뜬다.
이 루트도 공부해야 할 거 산더미다. 말이 쉽지.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도 충분히 팀과 자신의 컬러를 반영할 수 있다.2D 게임을 3D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3D 메이플, 3D 던파. 분명 그들 중 하나는 대박이 나오겠지.
2. 옛날 콘솔, 오락실 게임 중에 아직 남들이 안 만든게 있음 온라인으로 튠한다.
그래서 새 수익모델을 붙인다.
1번보다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미 눈에 보이는 모델이 있다는 건 대단한 이점이다. 단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만 신경쓰다보면 후진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까딱하면 1번은 그나마 표절 소리는 안 듣는데, 이쪽은 표절 소리를 듣더라.
그러나 1번이 가득한 시대에, 2번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회사도 드물다.
띵소프트가 바로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생소한 게임 시스템을 구현해본 경험은 차기작에서
그대로 그들의 노하우가 될 것이다.
3. 몇가지 히트 게임의 장점을 합친다. 세컨드라이프 + 리니지 = ? , 라그나로크 + 울티마 =?
이 방법을 대단히 우수한 사람들이 선택하면 WOW가 되는 것 같다. 이 것도 센스가 필요하다. 카트하고 리니지를 합친다고 슈퍼울트라하이퍼 대작이 나오는 건 아니니까. 퓨전 장르도 한 방편이겠다. 축구RPG, 퍼즐퀘스트, 슈팅 RPG, MMOFPS.. 단 안이하면 별 소용 없다. RPG에 다른 장르 요소 좀 끼워넣었다고 해서 혁신이 되는건 아닐거다.
4. 외국 기획자, 디렉터, PD를 불러온다.
일부 큰 회사들은 이미 해외 개발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라인을 상당수 가동하고 있다.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국 게임 회사 게임을 한국 개발자가 만들어야 하는 당위는 없거든. 미국에 먹힐 게임 미국 사람이 만들고, 일본에 팔 게임 일본 개발자가 만들어서 한국 브랜드로 판다는게 뭐가 이상할까. 하지만... 우리 심정적으론 국산 게임은 아니겠지.
5. 외국 나간다.
외국어 되고, 실력 있음 나가면 된다. 단, 해외는 10년차까지도 풋내기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특히 일본)
6. 기술력으로 게임성을 혁신한다.
이게 쉬우면 존카맥이 수십명이지. 플래닛사이드 같은거 만들면 된다... 단 국내 시장성은 확신할 수 없다. 그리고 언제 연구가 끝날지도 알 수 없다.
초보들이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 갖고 온다고 까는 경우 많은데, 정작 우리 경력자들도 자기가 어릴 때 즐겼던 게임에서 결국 크게 못 벗어나는 경우를 많이 본다. 5년 경력인데 한번도 만들고 싶은 게임 컨셉 정리해본 적이 없으면, 당연히 기회가 주어져도 대충 트렌드 보고 인상 깊었던 게임하고 퓨전시키는데에 머물겠지. 결국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 젊은 나이에 인센티브 수천씩 받는다고 안주할 일이 아닐 듯 하다. 다른 파트하고 싸울 시간도 아깝고. (제가 수천을 받았단 소리는 아닙니다.=_=)
새 시스템 때문에 고뇌하다가 홧김에 적음. 결론 없어서 죄송. 다음 이 시간에 계속.
야근한게 아니라, 자다가 계속 머리를 맴돌아서 일어났습니다.
아, 위에 적은 스킬들 있으면 다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합니다. 문서화를 정말 잘하면 문서 만들면서도 아이디어가 샘솟는 방식도 있다고 합니다. 게임 기획쪽은 아니지만, 그래픽 디자이너를 위한 크리에이티비티같은 책도 읽어볼만 한 것 같구요. 게임 개발 외에도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은 많습니다. 다른 분야의 지혜도 빌려보면 좋겠지요..
# by | 2007/08/31 03:35 | 게임개발.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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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퓨전, 머리 싸매기, 등등등
그걸 게임에 연결시키는 거는...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밖에 못... 역시 천재는 따로 있는 법!! 일까요?
천재가 만들 수 있는게 있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숙련된 경력자만이 만들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 흔하진 않습니다만.
> LEEURAE
합치기 나름이겠지요? :] 개발 난이도는 2.5배가 되겠지만요.
괴혼은 완벽한 창의성 아니냐? 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근본은 팩맨 아닌가요; 이끌어 나가다 보면 완전한 무에서 유도 있겠지만 당시 상황은 지금과 다르다고 생각하니까요.
솔직히 완벽히 새로운것은 누구나 할수 있습니다, 단지 누구나 즐길수는 없지요.